2026. 1월~3월
Y상의 두려움
Y상(70세)한테서 ‘갑상선 암인 것 같다’는 말을 들은 것은 약 4개월 전이다. 어차피 남은 생이 10년 정도 남았으니, 양성이면 달라지는 것이 없고, 악성이면 몇 년 더 일찍 죽을 뿐이라고 했다. Y상은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인들은 죽은 후에 다시 태어난다고 생각하니까 주어진 현생에서만 잘 살면 되는 것이다. 비록 인간이 아니라 동물이나 벌레로 태어난다 해도, 그리 나쁠 것은 없다. 잘 버티면서 착한 일을 많이 하면, 더 나은 생을 맞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현세주의에 길들여져 있던 Y상이, 검사 결과를 일주일 앞두고 두려움을 내비췄다. 결과가 양성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은 처음으로 나의 식기도에 뚜렷한 발음으로 ‘아멘’이라고 말했다. 이전에 “Y상을 위한 기도에 스스로가 동의(아멘)해야지, 이 기도가 의미있어진다”고 했던 나의 말을 기억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Y상은 동네 곳곳에 세워진 신사와 절도 들러서 기도했다고 한다. 아무 신이라도 기적을 베풀어달라고 말이다. 나는 “왜, 신들 위에 있는, 유일하신 하나님을 못 믿고, 그 아래 있는 잡신들을 찾았냐”고 잔소리를 했지만, Y상이 [유일함]의 무게를 알 리 없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이후 한참이 지나서, 드디어 결과가 나왔다. Y상의 검사 결과는 양성으로 나왔다. Y상은 그동안의 내 기도에 감사하다고 몇 번이나 말했으나, 나는 마냥 기쁘지는 않았다. Y상이 “유일하신” 하나님만을 의지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Y상이 “유일하신” 하나님만 의지하게 되도록, 기도해 주세요. Y상이 하루라도 더 빨리 하나님을 만나서, 우리가 누리고 있는 “예배의 기쁨과 성도들의 교제”에 동참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아웃리치

작년에 왔던 중고등부 팀이 올해도 이곳으로 아웃리치를 왔다. 아이들 한 명 한 명, 키와 마음이 한층 성장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선교적 환대(일본인들을 하나님의 마음으로 반기고 섬기는 행동)를 실천하기에는, 아직 좀 어렸다.
이번에 처음 시도하는 [한국어 캠프]에서 아이들이 맡은 역할은, 모집된 일본인들을 환영하면서 한국어 학습을 보조하는 것이다. 각 그룹으로 나눠져서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일본인)을 반갑게 맞으며 자연스럽게 말을 거는 것… 이것은 어른들에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한창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아이들은 오죽하겠는가. 낯선 사람에 대한 기대가 있을 리 없다. 물론, 외향적인 아이들 몇몇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낯선 사람을 기다리는 듯했으나, 말수가 적은 내성적인 아이들의 솔직한 표정은 마치 ‘나한테 말 걸지 마세요’ 하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결국, 리허설을 중단하고 선교적 환대(이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곳은 비즈니스를 하는 곳이 아니예요…하나님이 선교사인 저에게, 하나님의 마음으로 일본인들을 반기라고(선교적 환대를 하라고) 이곳을 마련해 주셨어요… 저를 돕는 일(선교적 환대)이 여러분의 성격과 능력을 거스르는 어려운 일일 수 있어요...어렵더라도 도전해 보고 싶은 사람만 참여하고, 조용히 기도로 돕고 싶은 사람은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예배실에 가 있도록 합시다… 여러분은 솔직해질 자격이 있어요…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전혀 없어요…여러분이 오늘 어느 자리에 있든지, 하나님이 여러분을 자라게 하실 거예요…”
결과는 예상을 빗나갔다. 반 정도는 예배실로 이동할 줄 알았는데, 한 아이만 예배실에 가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 아이의 절친이 친구를 위해서 같이 예배실로 가주겠다고 자원했다. 이후의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고, 본 행사에서는 “선교적 환대”를 시작하는 햇병아리들의 재잘거림으로 가득했다.

빌 하이벨스 목사는 “전도의 시작은 낯선 방으로 건너가는 행동”이라고 말한다. 오늘 이 아이들이, 선교적 환대를 위해 낯선 방으로 건너가는 용기를 내어준 것이 참 대견스럽다.
이 아이들이, 계속해서 선교적 환대를 실천해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믿지 않는 가족과 이웃과 친구들에게 건너가서 하나님의 마음을 보여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I상의 최근 관심사
갑자기 I상이 CSL 문을 열고 들어왔다. 산책하던 중에 잠깐 들렀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손녀(고3)가 지원한 대학 중에 기독교 대학이 있다면서, 혹시 이 대학에 입학하게 되면 도쿄에서 학교를 다녀야 하니까, CSL에서 한국어를 배우면서 당신들과 교제하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I상은 또, “자기가 좋아하는 친구(인규/사야)”에게 관심이 많다면서, 최근에 팟케스트를 통해서 기독교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알게된 기독교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했다. 내가 보기에는 복음의 핵심을 다룬다기보다는 여러 종교를 비교대조하면서 설명해 주는 내용인 것 같아 보였지만, 중요한 것은 I상의 관심이 “자기가 좋아하는 친구”에게 있다는 사실이었다.
흔히,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닮아간다. 좋아하는 연애인처럼 옷을 입고, 좋아하는 선생님처럼 말하고, 좋아하는 선배나 친구처럼 생각하려고 한다. 그래서 옛날부터 어른들이 자녀들에게 항상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라’고 신신당부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좋은 사람들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적어도 “좋으신” 하나님을 닮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인 것은 맞다. 그리고 이 사실(사람은 근본적으로 모두 악하고, 그 중에 크리스천들은 다만 그리스도를 닮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일 뿐이라고 여러 번 말해 왔음)을 I상이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러니 I상이 우리를 좋아한다면, 언젠가는 우리처럼 하나님을 닮아가려고 노력하지 않을까… 그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해 본다.
I상의 관심이 기독교의 교리가 아니라, “하나님” 그 자체가 되도록 기도해 주세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시기에, 왜 우리가 하나님을 닮아가려고 하는지에 대해서 궁금해하도록 기도해 주세요.
T상과의 성경 읽기

드디어 T상과 “성경 읽기 모임”을 시작했다. 요한복음을 한 페이지씩 읽으면서, T상은 한국어만 사용하고 나는 일본어만 사용하기로 했다. 서로 외국어로 말해야 되는 상황이다 보니, 상대방이 잘 모르는 단어를 설명해 줄 때는 손발짓과 함께 그림도 그려가면서 열성을 다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많이 웃게 되어, 분위기가 참 좋다.
이런 분위기에서 성경의 난해한 내용을 다루게 되니, T상은 이 내용을 어렵게 느끼기보다는 신비롭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특히 첫 시간에 다룬 내용이 그랬다. 요한복음의 첫 문장은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 그 말씀은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그 말씀은 곧 하나님이이셨다…”로 시작되어서, 말씀이 사람이 되고, 생명이 되고, 빛이 되고…하면서 수수께끼 같은 말로 가득차 있다.
말씀=하나님=그리스도=사람=생명=빛… 첫 시간은 정말 신비한 시간이었다.
결국, T상은 “예수님이 하나님이라고요? 예수는 사람이 아니었어요?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면서요? 하나님이 두 명이에요?...” 하면서 많은 질문을 쏟아냈다. 그리고 나는, 내가 가장 행복해하는 시간을 맞았다.
신나게 하나님의 신비로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나서, “그러니까 하나님이 유일하신 신이시죠!” 하고 마무리했다. 내 이야기의 핵심은 이렇다.
“이 세상 전 인류를 통틀어서 하나님을 완벽하게 이해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인간이 쉽게 알 수 있는 신이라면, 그건 ‘인간이 만든 신(잡신)’이거나 ‘하나님이 인간을 만들 때 함께 만든 피조물(천사)’이다. 하나님만이 만들어지지 않은, 스스로 존재하는 분이시다. 그래서 어떤 피조물도 하나님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T상은 그제서야 “아~ 그렇네요…” 하면서 내 말에 동의했다.
이제는, 일본인들이 섬기고 있는 8백만 신이, 만들어진 존재라는 것을 이해하지 않을까… 굳이 내 입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기분을 상하게 할까 싶어), 8백만 신은 스스로 존재하는 “유일하신 신”이신 하나님과 비교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기를 바란다.

그리고 오늘, 두 번째 모임을 가졌는데, 새로운 맴버(E상)가 합류하게 되었다. E상이 T상의 수업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T상과 함께 ‘성경 읽기 모임’에 참석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매번 한 페이지를 읽고 나면, 세 가지의 질문(등장인물들은 누구? 기억에 남는 장면은? 가장 인상깊은 문장은?)에 대답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늘, T상과 E상의 대답을 들으면서, 하나님이 이 두 사람의 영을 일으키고 계심을 볼 수 있어서 감사했다. 앞으로의 시간들이 더욱 기대된다.
이 모임에 더 많은 사람들을 보내 주시도록 기도해 주세요. 특히 이 시간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의 영안을 열어주시고, 주님이 친히 이 모임을 인도해 주시도록 기도해 주세요.


<기타 소식 및 다음 달 일정>
• 매월 4째주 토요일(20:00)은 [일본을 품는 기도]가 있는 날입니다. 기억하시고 함께 동참해 주세요. Zoom으로 참석하시고자 하는 분은 아래 링크를 통해서 참여 의사를 알려 주세요.
❤️ 후원 가족들의 기도와 헌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