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나는 잔병이 거의 없다. 어릴 때부터 그 흔한 감기도 거의 걸리지 않았고, 걸리더라도 하루 정도 푹 자고 나면 금방 멀쩡해졌다. 그리고 보통 아이들은 자라면서 한두 번씩은 크게 다쳐서 병원에 가기도 하는데, 나는 병원에 간 기억이 전혀 없다. 초등학생 때까지 맞아야 하는 예방주사도, 예전에는 의사들이 학교로 와서 단체로 맞았기 때문에, 그야말로 병원 갈 일이 없었다. 심지어는 어금니까지도 내가 뺐다. 신기하게도 적당한 시기가 되면 이가 술술 잘 빠져 주었다. 치과는 이가 아플 때 가는 곳인줄로만 알았지, 이를 뺄 때도 간다는 사실을 성인이 돼서야 알았다.
내가 아픈 경우는, 주로 멀미와 몸살이다. 차만 타면 멀미를 하기 때문에, 차 안에서는 운전을 하거나 즉시 잠을 잔다. 그래서 차 안에서 바깥 경치를 본 적이 없다는 것이 가장 아쉽다.
몸살은 30대 이후부터 앓기 시작했는데, 수면 부족과 호된 노동이 겹치면 어김없이 몸살을 앓았다. 한국에서 지낼 때는, 매번 명절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면 언제나 2-3일씩 열이 나고 오한이 심해서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만 했다. 그래도 3일을 넘긴 적은 없었기 때문에, 명절의 절차로서, 나도 가족들도 당연하게 여겼던 것 같다.
선교지에 살면서는 명절을 보내지 않아서인지 몸살도 거의 없어졌다. 다만, 3년 전에 '어지러움증'이 생겼다. 처음 앓았을 때는, 약을 먹으면서 1주일 넘게 누워있어야 해서 아주 놀랐었다. 이후부터는 항상 조심하고 있기는 하나, 가끔 좀 무리를 한다 싶으면, 어김없이 어지러움증이 나타나고 있다. 그래도, 그때마다 즉시 하던 일을 멈추고 하루정도 누워있으면 금방 회복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여러가지 일(설교/논문/집필/상담/강의/육아/가사 등)이 나의 체력으로는 감당하기 벅찼었고, 안팎으로 벌어지는 사소한 일들로 스트레스까지 겹쳐지면서, 몸살과 어지러움증과 환절기 감기까지 겪게 된 것이다. 다행히 코로나는 아니었지만,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즉시 방에 들어가 누웠다. 그렇게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꼬박 48시간을 보냈다. 이러다가 정말 죽겠구나 싶어서 힘겹게 밥을 삶아 끓였으나, 방에 가져다 놓고는 어지워서 한술도 뜨지 못했다. 딸이 가져다 준 이온음료만 겨우 마셨다.
"주님, 이땅에서 주님 만난지 30년쯤 됐는데, 그동안 선교사로 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이 몸도 주님과 함께 있고 싶어요…"
오랜만에 주님과 장시간 많은 대화를 나눴다. 감사한 것들에서 아쉬운 것들까지, 이런 저런 잔상들이 떠오르면서, 주님께, 내가 아직 이 땅에 있기를 원하시는지를 물었다. 그러다 잠이 들었고, 곧 아침이 되었는데, 침대 옆에 커다란 종이가방이 있었다. 그리고 메시지가 와 있었다.
자기네들 집에 있는 통이란 통은 모조리 다 꺼낸 모양이었다. 미안함과 고마움이 교차하는 가운데 바닥에 주저 앉아 엉엉 울었다. 그러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정말 꼭 이런 가방이었다. 오래 전에, 내가 이런 종이가방들을 몇 번이나 만들었었는지… 주님이 내게 부탁하신 사람들을 챙기고 보살폈었던, 그때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내가 널 기억한다… 일어나라..."
지난밤 주님께 물었던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주님은, 내가 이땅에서 예전처럼 사람들을 돌봐주기를 원하신다. 주님이 내게 맡기신 것은 이것인데...
또다시 한동안 엉엉 울었다.
주님이 나를 기억하고 계시고, 나에게 일어나라고 하신다…
7월에는 특별히 저희 가정을 위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 이사야 선교사: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지식과 지혜를 주시도록. 불필요한 신경을 쓰지 않게 안팎으로 사소한 사건들이 생기지 않도록. 맡겨주신 사람들의 필요를 잘 볼 수 있는 영안을 열어주시도록.
- 이인규 선교사: 맡은 일들을 잘 감당할 수 있는 지혜와 에너지를 주시도록.
- 첫째(24세, 여): 하나님을 경험할 기회들이 자주 생기도록. 직장생활 속에서 진리와 비진리를 분별할 수 있도록. 믿음의 배우자를 만나도록.
- 둘째(21세, 남): 하나님을 경험할 기회들이 자주 생기도록. 군생활 속에서도 신앙이 자라고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믿음의 친구들과 지내도록.
- 셋째(12세, 여): 7월 말에 한국에서 참여하는 MK캠프를 통해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믿음의 친구들을 많이 사귀어 오도록.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과 자신감과 열정이 생기도록.
<일본을 품는 기도>
이번 달에는, 최근에 다시 이슈가 되고 있는 원전처리수 문제를 위해 함께 기도하길 원합니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소금 사재기에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일부 지역 농협에서는 1~2년치 재고가 일주일 만에 동이 나면서 매점매석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도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이에 대해 각국에서도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일본은 태평양을 자신의 하수구로 여긴다’며 비난하고 있다.
홍콩: 후쿠시마산 해산물 수입 금지를 조치하고 있다.
한국: 정부차원에서 시찰을 진행하고, 한국 소비자들은 국내 소금 사재기 대란 현상이 보인다.
한편 일본의 후쿠시마현 지사, 우치보리(内堀)는 “제3자에 의한 감시와 투명성확보,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이해하기 쉬운 정보 제공하여 국내외의 정확한 이해가 깊어지도록” 정부에 촉구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원전처리수 해양 방출 문제를 위해 함께 기도합시다.
1. 현재 진행중인 처리수 설비 시운전이 성공적으로 치러지고, 모든 오염수 처리과정이 설계되고 계획된 대로 인체에 무해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2. 일본정부가 투명한 절차를 통하여 적극적으로 일본국민들과 주변국들의 이해와 지지를 구할 수 있도록.
3. 후쿠시마현의 시민들이 처리수 방출 문제로 고통받는 일이 없고, 가설주택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 예정대로 복귀할 수 있도록.
4. 처리수 해양방출 과정을 통하여서 일본이 홀로 서 있는 나라가 아니라 주변국과 함께 살아가는 일원임을 재인식하고, 이 일을 계기로 기독교를 배척하는 문화가 사라질 수 있도록.
<기타 소식 및 다음 달 일정>
• 7/22일(토, 20:00)은 [일본을 품는 기도]가 있는 날입니다. 기억하시고 함께 동참해 주세요.
Zoom으로 참석하시고자 하는 분은 아래 링크를 통해서 참여 의사를 알려 주세요.
바로가기 링크: https://www.cslmission.org/event-details/pray
❤️ 선교센터와 교회로 사용될 건물을 찾고 있습니다.
사역에 적합한 곳을 구하고, 비용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세요.
❤️ 후원 가족들의 기도와 헌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