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BBQ파티
지금까지는 늘 벚꽃이 다 지고 나서야 BBQ파티를 하게 되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봄이 늦게 오는 바람에 사상 최대의 벚꽃 풍경을 만끽하면서 BBQ를 즐겼다. 참석한 사람들이 기대한 것보다 적어서 아쉬웠지만, 늘 그랬듯이, 오늘치 만큼의 은혜를 누렸다.
오랜만의 미니운동회가 우리 모두를 하나되게 했고, 참석했던 학생들(기도로 품고 있는 일본인들)도 어느덧 친밀감이 더해져서, 자기들끼리 2차까지 가는 모습을 보게 되어 흐뭇했다.
특히, 이번에는 복음 메시지를 직접 편지지에 써서 참가자 선물(책갈피)과 함께 나눠 주었는데(일본인들은 “정성”을 아주 귀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결코 무시하지 않고 자세히 읽는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I상은 ‘요즘,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Y상도 ‘저도 당신들처럼 하나님(신?)을 믿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라고 말했다.
이 책갈피가 계속해서 마음 문을 두드리는 용도로 잘 쓰여지면 좋겠다.
이 책갈피를 버리지 않고 잘 사용해서, 책갈피를 볼 때마다 죽음을 고민하고 마음이 움직이도록 기도해 주세요.
여행사와의 만남
작년에 이곳으로 아웃리치를 왔던 팀원 한 분(M여행사 소장)한테서 연락이 왔다. 여행사 상품으로 “일본선교여행”을 기획하고 있는데, CSL Mission과 협력하고 싶다고 했다. 여러가지 조심스러운 부분(선교전략 노출 위험, 일본인들과의 신뢰 깨짐 우려, 사업(CSL아카데미 사역) 이미지 손상 등)이 있었으나, 전적으로 하나님의 일하심을 따라가기로 했다.
늘 그랬듯이, “주님보다 앞서지 않기 위해” 기도로 돌다리를 두드리며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 기대하기는, 이 여행을 계기로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성도들)이 ‘하나님이 사랑하는 이 땅, 일본’을 품고 우리와 함께 기도하게 되기를 바란다.
CSL Mission과 M여행사와의 협약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하나님이 직접 주도해 주시고, 그 과정이 지혜롭고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어머니 병환
올해 초, 어머니가 일반 요양원에서 “요양병원”으로 옮겨 가셨다. 다제내성균(항생제에 내성이 생겨서 악성 균을 없애지 못하게 된 상태)으로 인해 집중 치료와 케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어머니가 곧 다시 일반 요양원으로 돌아오실 줄 알았다. 그러나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계신다.
지난번 면회 때 확인하기로는 대체로 호전된 것 같은데, 요양병원 측에서는 어머니를 돌려보낼 수 없다고 한다. 어머니의 증세가 계속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친척들, 지인들, 원래 요양원 측)은, 요양병원에서 환자를 보유하려고 한다고 하는데... 뭐가 진실인지 잘 모르겠다. 병원을 믿을 수밖에.
그래도 문득 문득, 4개월이 넘도록 병원 치료에 진전이 없다는 것을 의심하게 된다. 어머니가 고생하지 않으시면 좋겠다.
어머니의 다제내성균이 없어지도록. 특히 요양병원 관계자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어머니를 정직하게 치료하고 케어하도록 기도해 주세요.
넋두리
나의 일상은, 매일 아침 7시에 도시락을 싸고 아침밥을 준비해서 아이(중1)를 학교에 보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나서 출근 준비를 하는데, 도중에 눈에 띄는 것들(물건 정리, 싱크대 그릇들, 구석의 먼지들, 급한 빨래, 옷수선 등)을 동시에 처리한다. 그러다 보니, 오전 수업이 없는 날에는 출근이 늦어지기 일쑤이다.
만일 오전 수업이 있어 급하게 집을 나서야 하거나, 선교적 만남(넌크리스천들과의 시간)을 가지게 되면, 한동안 집 안은 엉망인 채로 버텨야 한다. 밀린 일은 휴일에 몰아서 처리! 휴일(빨간 날)도 내게는 휴일(쉬는 날)이 아니다.
그렇게 훌쩍 점심 시간이 된다. 아침을 거를 때가 많아서 건강을 위해 가능하면 점심을 잘 챙겨 먹으려 하지만, 수업 시간이 임박해 있으면 그 또한 가볍게 지나간다. 그렇게 연이어진 수업을 하고 나면, 약간의 어지러움이 올라오는데... 그때서야, “주님, 죄송합니다!” 하면서 영양가 있는 뭔가를 찾는다. 서랍에, 남은 홍삼이라도 있으면 다행이다.
그리고는 깊이 반성하면서 저녁을 비교적 잘 먹고, ‘아침 식사부터 든든히 잘 챙겨 먹자’는 다짐을 한다. 물론 며칠 못 가서 또 다시 반복하게 되지만, 그래도 요즘은 그 주기가 좀 길어진 듯하다. 아무래도, 올 4월부터 함께 동역하게 된 ‘협력 선교사’ 덕분인 것 같다. 보통은 내 책상(2층)에서 꼼짝도 안 하는 편인데, 1층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지가 되어, 내려와서 뭐라도 먹게 된다. 참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그렇게 곧 7시가 넘어 버리고, 이래저래 8시가 되어서야 책상에 앉게 된다. 보통, 설교를 위한 성경 연구는 1주일에 반을 차지하는데, 나머지 시간으로 사역을 위한 작업(전도행사/선교팀훈련/성경공부교재집필/아카데미운영관리 등)을 하고, 각종 모임(기도모임/선교모임/사역미팅 등)에 참석하고, 거의 드물게 개인시간(아이교육/일어공부/독서/일기 등)을 조금 가지면, 밤 12시를 넘기는 것은 당연해진다. 건강관리를 위해서 수면 알람을 11시로 맞춰 놓았지만, 거의 지켜진 적이 없다.
이렇게 하루가 끝나고, 새 날이 시작되는 시간(취침 직전)에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시간을 가진다. 그러면 보통 새벽 2-3시가 되는데, 가끔은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주님을 부르다가 잠에 빠진다. 그리고 4-5시간 후에 아침을 맞는다.
문득... 이렇게 사는 게 맞나? 하나님이 기뻐하실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더디고 더딘 열매들에 지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결과들에 조바심이 날 때 말이다. 오늘이 좀 그런 날이었다.
오늘, 한 성도가 선교적 정체성을 버리고 떠났다. 이 친구는 초신자였기 때문에 CSL의 선교사역이 맞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몇 번이고 허입을 말렸으나,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다면서 기어코 함께 하기를 원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수락했었다. 그러나 우려했던 대로, 함께 했던 기간동안 우여곡절이 많았고, 그때마다 주님이 내게 맡기신 영혼이라 믿고 많은 시간과 인내를 들여왔다. 밀어붙이면 폭주할 것을 알았기에, 기다려주는 것을 택했었는데... 내가 잘못 판단한 것이었을까? 너무 오래 내버려둔 것이 되어버렸을까?
함께 드리는 마지막 예배에서, 주님은 내게 아주 선명하게 말씀하셨다.
“만일 파수꾼이, 적군이 가까이 오는 것을 보고서도 나팔을 불지 않아서, 그 백성이 경고를 받지 못하고 적군이 이르러 그들 가운데 어떤 사람을 덮쳤다면, 죽은 사람은 자신의 죄 때문에 죽은 것이지만, 그 사람이 죽은 책임은 내가 파수꾼에게 묻겠다. 너, 사람아, 내가 너를 파수꾼으로 세웠다. 그러므로 너는 내가 하는 말을 듣고, 나를 대신하여 그들에게 경고하여라.”(에스겔 33:6-7)
싫은 소리를 하기 싫어서 모른 척하고 싶었지만, 억지로 내 감정을 꺾고 말씀에 순종했다.
주변 사람들의 목소리에 조종당하지 말라고. 진리와 비진리를 분별하라고. 의문들 속에서 섣부른 판단을 하지 말라고. 반드시 진실을 확인하라고... 그리고, 진실을 확인했을 때는 부끄러워하지 말고 다시 돌아오라고.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것일까...?
하나님과의 더 깊은 소통이 있도록, 저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기타 소식 및 다음 달 일정>
• 5/25(토, 20:00)은 [일본을 품는 기도]가 있는 날입니다. 기억하시고 함께 동참해 주세요.
Zoom으로 참석하시고자 하는 분은 아래 링크를 통해서 참여 의사를 알려 주세요.
❤️ 선교관 공사를 위한 인력과 비용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세요.
❤️ 후원 가족들의 기도와 헌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선교관 공사를 위해 특별히 헌금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