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파티
올 크리스마스 파티는 새로 이사한 건물의 오픈식과 함께 진행되었다. 아직 리폼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저기 벽지를 다 바르지 못한 곳도 있고 바닥제를 깔지 못해서 더러운 상태였지만,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을 그냥 보낼 수는 없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공지하고, 이 지역의 주민들을 초대하기 위해 초대장을 밖에 내다놓았다.
참석 인원이 너무 많으면 다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초대장을 40장만 만들었는데, 2주만에 초대장이 모두 다 없어졌다. 동네 사람들이 이곳을 관심있게 보고 있구나 싶었다. 그리고 당일에 사람이 너무 많이 오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당일에, 초대장을 들고 온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아쉬웠지만, 기존의 학생들과 우리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학생 중에는, 파티 당일에 참석하지 못하게 된 것을 너무나 아쉬워 하면서, 그 전날에 와서는 우리들과 잠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다들 돌아가고, 마음이 조금 씁쓸했다. 40장의 초대장은 누가 가져갔을까...
역시 일본이구나...
일본 사람들은 그리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라, 무턱대고 다가오지 않는다. 적어도 1년, 길게는 2-3년간을 가만히 지켜본 후에, 안전하다는 판단이 섰을 때 문을 두드린다. 이사 오기 전에 있던 곳에서도 1년쯤 지나서야 한둘 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곳에서는 또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성실하고 정직하게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내자. 그리고 기다리자. 일본에서는, 신뢰가 쉽게 쌓이지는 않지만, 한 번 맺어진 신뢰는 또 그만큼 쉽게 끊어지지 않잖아!!
이곳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일본인들이 너무 오래 망설이지 않도록, 전단지를 가져간 사람들이 속히 등록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중고등부 비전트립
대학 4년간 치열하게 살았다. 타지역에서 자취를 하면서, 과외 아르바이트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면서 공부했고, 그 외의 모든 시간은 교회에서 보냈다. 이 교회에서 나의 멘토들을 만났고, 선교의 꿈을 키웠고, 자비량 선교사로 헌신했고, 지금의 배우자를 만났다.
이 교회의 중고등부 학생들이, 그러니까 내 후배들이(이 아이들의 부모가 나의 선배들임) 나의 선교 사역지로 온 것이다. 그 옛날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막연한 선교의 꿈”을 꾸면서 말이다.
이번에도 내가 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내가 기도한 대로 하나님께서 마음밭을 준비시키셔서 보내 주셨다. 나는 언제나 하나님이 하신 일에 숟가락만 얹는다... “주님의 역사에 저를 끼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아이들이 계속해서 하나님의 역사 안으로 들어오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나님의 바둑판에서 흰돌과 검은 돌로 요긴하게 사용되도록 기도해 주세요.
소희의 중학교 입시
중학교 입시가 고등학교 입시보다 부담이 덜한 데다가, 불합격했을 때의 대안(일반공립)도 있기 때문에,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중학교 입시를 준비한다. 그러다 보니, 가능하면 좋은 중학교에 들어가려고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입시학원을 다니면서 3년간 입시 준비를 한다(학원비가, 적게는 월70만원에서 많게는 월200만원 정도 든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공립중학교에는 공부에 관심이 없거나 가난한 아이들이 다녀서 교육 환경이 좋지 않다는 이미지가 있다.
두 살 때부터 지금(현재 6학년)까지 줄곧 일본에서만 살아온 소희(막내)는 주변 아이들처럼 자연스럽게 일본의 입시를 치르게 되었다. 그러나 소희는 입시학원을 다니지 않고 집에서 공부했으며, 준비 기간도 4-5개월 정도였다. 우리가 믿었던 것은, 오직 하나님의 선하신 뜻과 인도하심이었다.
그리고 여느 아이들처럼 3개 학교에 원서를 넣었다. A학교는 난이도가 높지만 도전하고 싶은 학교, B학교는 난이도는 맞지만 합격여부가 반반인 학교, C학교는 합격이 보장된 학교... 시험 일정은 C-B-A 순이었다. 문제는 A/B학교의 합격발표가 있기 전에, C학교 합격 후 등록금 일부(200만원 정도)를 내놓아야 하고 C학교에 입학하지 않아도 이 금액은 돌려받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다들, 이 금액을 손해보더라도 A/B학교에 합격하기를 바란다. 우리도 그렇게 200만원을 마음에서 포기했다.
C학교 시험 당일,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시험 전형(다양한 코스를 신청할 수 있음)을 잘못 신청하는 바람에, C학교 3년 장학금을 받는 조건의 시험(A학교 수준)을 치르게 된 것이다. 소희도 시험문제를 받고는 그 자리에서 얼어버렸다고 한다. 결국 불합격했다.
이런 상황에서 A/B학교의 시험을 치러야 했기에, 12세 아이에게는 엄청난 부담이었다. 이어서 B학교 시험 당일, 여기서도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난이도는 낮았으나 문제 양은 3배 가까이 많아서, 겨우 반정도만 풀고 나와야 했다. 지금까지의 기출문제들은 난이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에 시간은 문제되지 않았고 정답을 고심하는 훈련을 해왔던 것이다. 그렇게 B학교도 불합격했다.
이 상황에서, 처음부터 무리였던 A학교는, 소희에게 있어 그야말로 거대한 산이었다... 나는 잠시, 지금까지의 나의 기도(소희가 이 과정을 통해서, “하나님이 도우셨다”는 고백을 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를 떠올리며 기대감으로 벅찼다. 하나님이 또 무슨 일을 벌이고 계시는 걸까...?
A학교 시험 전날 밤, 소희가 내 방에 살며시 들어와서는, 평생 처음으로 “엄마...기도해 주세요...”라고 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얼마나 무섭고 떨리고 답답할까... 기도하는 내내, 어깨를 들썩이며 울고 있는 아이가 한없이 가여웠다. 나는 “이제 마지막 시험이네, 신나게 즐기고 와~”라고 말했다.
A학교 시험 당일, 집에서 한 시간 걸려서 가는 동안, 소희는 내내 기도했다며, 평생 이처럼 간절히 기도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준비한 대로 시험문제가 나와서, 가장 편안하게 시험을 보고 나왔다고 했다. 그러나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런데 뜻하지 않게 B학교 시험의 기회가 한 번 더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하나님이 알게 하셨음). 같은 종류의 시험이지만, 문제는 다르게... 그래서 다음 날 다시 B학교에 가서 지난번과 같은 종류의 시험을 봤다. 소희는 이미 경험해 봤던 터라, 이번에는 스피드에 초점을 맞추고 초집중하여 끝까지 다 풀고 나왔지만, 하루종일 하나님만 불렀다고 했다. 그리고 드디어 합격했다.
역시, 하나님의 멋진 스토리였다.
C학교의 선등록금(200만원)을 내지 않아도 되었고, 소희가 평생 처음으로 간절히 하나님을 불렀고, 그 결과, 기도했던 대로, 소희는 자신의 능력으로가 아닌, 하나님의 도움으로 합격하게 되었다는 고백을 진심으로 드릴 수 있게 되었다. 그 주, 소희는 자신의 용돈을 전부 하나님께 드렸다고 했다.
계속해서 소희가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매 순간의 사건들에 개입해 주시고, 소희의 평생이 ‘하나님께서 도우셨다’는 고백으로 가득차도록 기도해 주세요. 아울러, 소희 위의 두 아이들(딸 한빈/ 아들 진하)도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는 사건들을 허락해 주시도록 기도해 주세요.
<기타 소식 및 다음 달 일정>
• 3/23(토, 20:00)은 [일본을 품는 기도]가 있는 날입니다. 기억하시고 함께 동참해 주세요.
Zoom으로 참석하시고자 하는 분은 아래 링크를 통해서 참여 의사를 알려 주세요.
❤️ 선교관 공사를 위한 인력과 비용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세요.
❤️ 후원 가족들의 기도와 헌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선교관 공사를 위해 특별히 헌금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소희에게 하나님께서 평생 잊지못할 경험을 주신 감동적인 스토리네요^^